이재명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다뤘던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 대한 사과 요구가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언론사에 사과를 요구하고, 이에 언론 노조가 ‘언론 독립 침해’를 주장하며 맞서면서, 언론의 자유와 그에 따르는 책임의 경계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12월, 과거 이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주장했던 장영하 변호사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판결은 이 대통령을 둘러싼 ‘조폭 연루설’이 허위였음을 사법부가 최종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청와대는 지난 19일, 해당 의혹을 보도했던 모든 언론사에 ‘추후 보도’를 요청하며 진실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다음 날인 20일, 이 대통령은 직접 SNS를 통해 과거 ‘그알’ 측에 사과를 요구하며 “미안하다는 진솔한 한마디를 듣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8년 ‘그알’이 ‘파타야 살인사건’ 관련 취재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보도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의 요구 직후, ‘그알’ 제작진은 “확실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한 것에 사과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했습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SBS 노조)는 즉각 반발하며 “사과 요구라는 압박으로 언론 독립을 침해하지 말라”고 비판했습니다. SBS 노조는 해당 방송이 “공적 인물에 대한 검증이라는 언론의 고유한 기능”을 수행했으며, 재판 기록 등 취재를 통해 드러난 내용을 확인 보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다시 자신의 SNS를 통해 “언론의 자유가 언론의 특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받았습니다. 그는 “진실과 정의는 민주주의의 숨구멍”이라며 “헌법은 정론직필을 전제로 언론을 특별히 보호하지만, 권리에는 의무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정론직필의 책임을 외면한 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유포한다면, 그 악영향에 비춰 언론은 일반인보다 더 큰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역설하며, 책임 없는 자유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결국 자신의 자유까지 해치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듯 역사학자 전우용 씨가 SBS 노조를 비판한 글을 공유했습니다. 전 씨는 해당 글에서 “검사가 사건을 조작하여 기소하는 것이나 기자가 사건을 조작하여 보도하는 것이나 본질상 같은 악행”이라며, “자기들은 악행을 저질러도 면책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법조-언론 기득권 카르텔’을 떠받쳐온 공통의 의식적 기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언론의 비난과 허위보도의 대표적 희생자”라며 SBS 노조의 반발을 ‘적반하장’이라고 비판,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허위임이 밝혀진 보도에 대한 대통령의 명예회복 요구와, 이를 ‘언론 탄압’으로 규정하는 언론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입니다. 특히 과거 국민의힘 인사들이 이 대통령에 대한 ‘조폭 연루설’을 제기하며 공론화했던 만큼, 이번 논쟁은 단순히 한 시사 프로그램의 문제를 넘어 정치권 전반의 언론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의 공적 역할과 검증 기능은 민주사회에서 필수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사실 왜곡이나 허위 유포가 발생했을 때의 책임 범위와 주체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이번 논란이 언론의 자유와 책임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의 장을 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여락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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