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최대 26만 명으로 추산되는 팬덤 '아미'가 운집하며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 펼쳐졌지만, 그 이면에서는 대규모 공공 행정력 동원과 사익 추구에 대한 해묵은 논란이 다시금 불거졌습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대형 민간 행사 개최 시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과 책임의 한계를 묻는 중요한 시험대가 됐습니다.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부터 광화문 일대는 거대한 경계 태세에 들어갔습니다. 경찰 6,500명, 소방 인력 800명과 200여 대의 차량, 서울시와 각 구청 공무원 2,600여 명 등 총 1만 명이 넘는 공공 인력이 현장 안전 관리에 투입됐습니다. 이는 서울세계불꽃축제의 두 배에 달하는 인원으로, 전례 없는 규모입니다. 공연 당일에는 광화문역, 시청역, 경복궁역 등 인근 지하철역이 무정차 통과하고, 세종대로 등 주요 도로의 버스 노선 62개가 우회하는 등 광범위한 교통 통제가 이뤄졌습니다. 지난해 토요일 평균 승하차 인원만 11만 6천여 명에 달하는 지하철역과 3만 4천여 명의 버스 이용객이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행정력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공공 서비스의 본질과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한 소방관은 "다른 지역의 구급차가 광화문으로 지원을 가면, 해당 지역은 평소보다 적은 구급차로 대응해야 한다"며 "위급 상황 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익명 커뮤니티에는 "민간 기업 행사에 공무원 차출은 노예 취급"이라며 "휴일 근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도, 명확한 근무 기준도 없이 일방적 지시만 내려졌다"는 비판 글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시 측은 초과 수당과 대체 휴무를 보장하고 지원자를 우선 모집했다고 해명했지만, 현장 공무원들은 낮은 수당과 자정을 넘는 퇴근에도 택시비조차 지급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국가적 행사가 아니기에 책무감도 떨어진다"고 호소했습니다.
시민과 지역 상인들의 불편도 컸습니다. 광화문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교통 통제로 인해 일주일 새 상견례 등 예약 7~8건이 취소돼 임시 휴무를 결정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직장인들도 출퇴근 동선이 막혀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등 일상에 차질을 겪었습니다. 대규모 인파가 광화문으로 몰리더라도 편의점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상권 전체가 'BTS 특수'를 누리기는 어려웠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논란의 정점에는 공연의 '넷플릭스 독점 중계'가 있었습니다. 하이브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이번 공연이 넷플릭스 유료 플랫폼을 통해서만 전 세계에 생중계되자, "세금이 투입된 행사를 왜 돈 내고 봐야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공공 자원을 대규모로 활용한 행사가 특정 사기업의 영리 활동에만 기여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하는 지적입니다. 하이브 측은 "전 세계 190개국 동시 송출이 가능한 기술적 인프라를 갖춘 플랫폼이 필요했다"고 설명했지만, 1999년 마이클 잭슨 내한 공연이 TV로 중계되었던 사례와 비교되며 형평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연이 한국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빅 이벤트'이며, 투입된 공공 재원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는 "대규모 행사의 안전관리 1차 책임은 주최 측에 있다"며 "행정기관의 역할은 감독과 최소한의 공공적 지원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 범위를 넘어선 인력 동원은 명백한 행정력 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는 재난안전법상 국가와 지자체의 안전 관리 책무를 인정하면서도, 그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공공력 동원은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보상 체계와 대규모 도심 행사 수익금의 일부를 공익 기금으로 출연하는 '이익공유제' 도입 등 다각적인 제도 개선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정부는 이러한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과 공정성 문제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BTS 광화문 공연은 K-팝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가 대형 이벤트를 치르는 방식과 그로 인한 공공의 책임, 그리고 사익과의 균형점에 대한 숙제를 남겼습니다. 축제의 열기 속에 가려졌던 공공의 그림자가 짙어지지 않도록, 지혜로운 해법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여락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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